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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NDARDS / 작품

월든

Walden

《월든》(Walden)은 미국의 사상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매사추세츠주 월든 호숫가 숲속에서 2년 2개월간 직접 오두막을 짓고 살았던 경험을 기록한 고전이다. 문명으로부터의 도피나 은둔이 아니라, 불필요한 사회적 군더더기를 깎아내고 삶의 가장 본질적인 사실(essential facts)만을 대면하려 했던 자발적 단순성의 실험이다.

글
사월
발행

어디서 나온 말인가

1845년 7월 4일, 미국의 독립기념일에 스물여덟 살의 청년 헨리 데이비드 소로(Henry David Thoreau)는 매사추세츠주 콩코드 근교의 월든 호숫가 숲으로 걸어 들어갔다. 스승이자 벗이었던 사상가 랠프 월도 에머슨 소유의 숲이었다. 소로는 이웃에게 빌린 도끼 한 자루로 백송 나무를 베어 기둥을 세우고, 중고 판자와 벽돌을 구해 손수 작은 오두막을 지었다. 그 오두막을 짓는 데 든 비용은 정확히 28달러 12.5센트였다.

소로는 그곳에서 1847년 9월 6일까지, 정확히 2년 2개월 이틀 동안 머물렀다. 직접 콩밭을 갈아 양식을 마련하고 호숫가를 산책하며 자연의 사계절을 관찰했다. 그리고 숲에서 보낸 나날의 사유를 다듬어 1854년에 펴낸 책이 바로 고전 《월든》(Walden; or, Life in the Woods)이다.

소로가 숲으로 들어간 이유는 세상이 싫어 숨어버리기 위함이 아니었다. 책의 2장 '나는 어디서 살았으며 무엇을 위해 살았는가'에서 그는 자신의 의도를 명료한 문장으로 밝혔다.

'내가 숲속으로 들어간 것은 인생을 의도적으로 살아보기 위해서였다. 삶의 본질적인 사실들만을 직시하여, 삶이 가르쳐주는 것을 배울 수 있는지 알아보고, 마침내 죽음을 맞이했을 때 내가 헛되이 살지 않았음을 확인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는 대부분의 사람이 남들이 살아가는 관습과 유행에 이끌려 허둥지둥 살아가느라, 자신이 진정으로 살았는지조차 모른 채 생을 마감한다고 보았다. 소로에게 월든 호숫가는 문명과의 결별선이라기보다, 삶의 불필요한 군더더기를 도려내고 오직 생명의 가장 단출한 핵심만을 대면하기 위해 차려낸 실험실이었다.

흔한 오해

《월든》을 둘러싼 가장 흔한 오해는 이 책을 문명을 혐오하고 숲으로 숨어든 은둔형 자연주의자의 낭만적인 귀농 일기로 읽는 시선이다. 자연의 품으로 돌아가 원시인처럼 살라는 교훈으로 오독되곤 한다.

그러나 소로는 사회를 등진 은둔자가 아니었다. 그가 지은 오두막은 깊은 원시림 대신 콩코드 마을 중심가에서 걸어서 30분 남짓(약 3킬로미터) 떨어진 호숫가 언덕에 있었다. 소로는 호숫가에 사는 동안에도 이틀에 한 번꼴로 마을을 찾아가 가족과 벗들을 만났고, 도서관에서 책을 빌렸으며, 사람들과 시국을 토론하고 신문을 읽었다. 그의 오두막에는 세 개의 의자가 놓여 있었다. 첫째는 고독을 위함이었고, 둘째는 우정을 위함이었으며, 셋째는 교제를 위함이었다.

소로가 거부한 대상은 타인과의 유대가 아니라, 사회가 개인에게 요구하는 맹목적이고 소모적인 생활 방식이었다.

두 번째 오해는 소로의 삶을 가난을 억지로 참아내는 엄격한 금욕주의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소로의 단순함은 결핍에 대한 찬양이라기보다 대안적인 경제학이었다. 그는 사람들이 물건을 사기 위해 지불하는 진짜 화폐가 동전이나 지폐가 아니라, 그것을 얻기 위해 바쳐야 하는 '자신의 유한한 생명과 시간'이라는 사실을 꿰뚫어 보았다.

소로는 이웃 농부들을 관찰했다. 그들은 60에이커의 농장과 거대한 헛간, 가축을 소유하기 위해 주 6일을 땀 흘려 일하며 평생 빚과 노동에 짓눌려 살았다. 겉으로는 농장의 주인처럼 보였지만, 실상은 헛간과 기구를 유지하기 위해 자기 삶을 저당 잡힌 상태나 다름없었다. 소로는 일주일에 단 하루만 일해 최소한의 의식주를 해결하고, 나머지 엿새를 책을 읽고 사유하며 호숫가를 걷는 데 썼다. 그에게 단순함은 불필요한 소유를 덜어냄으로써 자기 시간의 주권을 온전히 회복하는 진정한 풍요였다.

그가 삶에서 도달한 태도

소로가 월든 호숫가의 생활을 통해 도달한 태도는 명확했다. 군더더기를 걷어내고 자기 내면의 리듬에 따라 살아가는 자립의 감각이었다. 그는 책의 맺는말에서 이렇게 썼다.

'단순하게, 단순하게 살라! 바라건대 그대의 일들을 세 가지나 다섯 가지로 줄이고, 백 가지나 천 가지가 되지 않게 하라.'

소로는 타인이 만든 성공의 기준에 자신을 억지로 끼워 맞출 필요가 없다고 역설했다. 모두가 같은 속도로 달리고 같은 방향으로 걸어갈 필요는 없다는 뜻이다. 그는 인간의 고유성을 긍정하며 유명한 비유를 남겼다.

'어떤 사람이 자기 동료들과 보조를 맞추지 못한다면, 그것은 아마도 다른 북소리를 듣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 북소리가 어떤 음조와 빠르기이든, 자신이 듣는 음악에 발을 맞추도록 내버려 두라.'

이 태도는 단순한 사색에 머물지 않고 현실의 부당한 권력에 맞서는 행동으로 이어졌다. 월든 숲에 머물던 1846년 7월, 소로는 마을로 신발을 수선하러 갔다가 세무 관원에게 체포되어 감옥에 갇혔다. 미국 정부가 벌이던 멕시코 전쟁과 노예제도에 반대하여 인두세 납부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비록 친척이 대신 세금을 내어 하룻밤 만에 풀려났지만, 이 경험은 훗날 간디와 마틴 루서 킹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친 명저 《시민 불복종》의 씨앗이 되었다. 소로에게 주체적인 삶이란, 불필요한 소비를 거부하는 데서 나아가 국가의 부당한 명령에 영혼을 넘겨주지 않는 자율성을 의미했다.

소로는 숲속의 생활에도 집착하지 않았다. 2년 2개월이 지났을 때, 그는 미련 없이 오두막을 정리하고 마을로 돌아왔다. 호숫가의 삶조차 익숙한 관성이 되고, 마당에 난 발자국처럼 뻔한 길이 되어버리는 것을 경계했기 때문이다. 그는 '내게는 아직 살아야 할 다른 몇 개의 삶이 더 남아 있었다'고 적었다. 한 가지 방식에 안주하지 않고 또 다른 삶의 지평을 찾아 나서는 것, 그것이 소로가 숲에서 배운 태도의 완성이었다.

오늘 우리의 한 주에서

스마트폰 화면을 켜면 쉴 새 없이 새로운 물건과 소식이 쏟아진다. 더 넓은 공간, 최신 기기, 타인의 화려한 여행 사진들이 알고리즘을 타고 시야를 채운다. 우리는 그것들을 따라잡기 위해 더 많은 일을 하고, 더 많은 약속을 잡으며, 빽빽한 달력 속에서 숨 가쁘게 하루를 소진한다.

하지만 물건을 채우고 일정을 늘릴수록 마음속 공허는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더 많은 것을 쥐기 위해 정작 나 자신의 시간과 여유를 지불하고 있기 때문이다. 피로에 지쳐 귀가할 때마다 우리는 묻게 된다. 내가 정말 이 물건들을 원해서 밤늦도록 일하고 있는 것인가, 아니면 그저 남들에게 뒤처지지 않기 위해 달리고 있는 것인가.

소로의 《월든》은 그 소란한 질문 앞에서 호흡을 가다듬고 내 방을 둘러보게 만든다.

'내 삶에 정말로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소로가 월든 숲에서 남긴 핵심은 도시를 떠나 오두막을 짓는 기술이 아니다. 일상 한가운데서 타인의 욕망을 모방하던 관성을 멈추고, 불필요한 군더더기를 깎아내는 태도다. 확인하지 않아도 좋을 메신저 알림을 끄고, 쓸모없이 쌓아둔 물건들을 정리하며, 타인의 시선에 맞추어 세워둔 계획표에서 몇 개의 항목을 지워내는 일이다.

스마트폰 화면을 엎어두고 책상 위를 정돈한다. 창문을 열어 뺨을 스치는 저녁 공기를 마시고, 찻잔을 쥐며 숨을 고른다. 남들이 울리는 요란한 북소리에 발을 맞추느라 조급해하던 걸음을 멈추고, 오늘 저녁 나에게 허락된 단출한 시간을 내 손으로 직접 짚어본다. 소유의 짐을 가볍게 털어낼 때, 어떤 소음에도 흔들리지 않는 맑은 자유가 차오른다.

함께 읽을 에세이

자주 묻는 질문

소로는 왜 월든 호숫가 숲으로 들어갔나요?

삶의 군더더기를 걷어내고 오직 삶의 본질적인 사실들만을 대면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세상의 관습과 타인의 시선에 휘둘려 내가 진정으로 살았는지조차 모른 채 죽음을 맞이하는 비극을 피하고자, 최소한의 물질로 살며 자기 시간의 주권을 시험했습니다.

《월든》은 문명을 거부하는 원시주의나 은둔 생활을 권장하는 책인가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소로는 호숫가에 살면서도 거의 매일 콩코드 마을을 오가며 사람들과 교류했고 신문과 시사를 읽었습니다. 그가 거부한 것은 문명 자체가 아니라, 일상의 필요를 넘어서는 과시적 소비와 인간을 소외시키는 기계적 속도였습니다.

소로의 자발적 단순함의 핵심은 무엇인가요?

물건을 사기 위해 지불하는 진짜 대가는 화폐가 아니라 그것을 얻기 위해 바쳐야 하는 '자기 자신의 시간과 생명'이라는 통찰입니다. 불필요한 소유를 줄임으로써 생계를 위한 노동에 얽매이지 않고, 진정으로 하고 싶은 사유와 산책의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소로는 왜 2년 2개월 만에 월든 숲을 떠났나요?

호숫가의 삶 역시 하나의 고정된 습관이자 굳어진 틀이 되는 것을 경계했기 때문입니다. 소로는 '내게는 아직 살아야 할 다른 몇 개의 삶이 더 남아 있었다'고 적으며, 한 번 정착한 생활 방식에 안주하지 않고 또 다른 삶의 지평을 탐험하기 위해 숲을 떠났습니다.

출처

  1. Walden; or, Life in the Woods (월든)Henry David Thoreau / 은행나무원전
  2. Resistance to Civil Government / Civil Disobedience (시민 불복종)Henry David Thoreau / 민음사원전
  3. Henry David Thoreau (Stanford Encyclopedia of Philosophy)Stanford University